보도자료

제조업계와 물류업계의 협력 모델 만들자
 

여성구 범한판토스 대표이사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어 최근 발생한 유럽의 재정적자 위기가 교역 감소를 유발하고 글로벌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각국마다 경제성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경제성장과 관련해서는 1980년대에 이후 인적 자원, R&D 역량, 경영기법 등을 망라하는 지적 자본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적 자본은 개인, 기업, 국가의 경쟁력을 수준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으며, 특히 민간소비와 기업투자의 둔화, 고령화와 청년 실업 등으로 성장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우리 경제를 견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지적 자본을 육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술개발 장려, 규제 완화, 교육 개혁 등이 많이 논의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 경제에 있어서 또 하나 간과되지 말아야 하는 지적 자본이 있으니, 이는 바로'제조업계와 물류업계의 협력 모델'과 같은 무형의 산업 자본이다.

그 동안 제조업계와 물류업계의 관계는 화물을 맡기고 이를 처리하는 단순 대행 관계로만 인식되어 왔다. 이는 제조업계와 물류업계의 건설적인 협력을 어렵게 만들었으며, 제조업계의 가격경쟁력 확보, 물류업계의 선진화 등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었다. 그러나 제조업계와 물류업계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의 모델을 정착시키는 것은 노동과 자본을 새로운 방식으로 융합하는 지식의 일종이며, 이는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눈을 뜰 필요가 있다.

인식의 틀을 깬다면 제조업계와 물류업계가 협력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유수의 RFID 제조회사가 광범한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수출입 물류회사와 파트너쉽을 맺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두 회사가 전략적 사업정보를 공유하는 가운데 해외 네트워크를 공동 활용하고, 파트너사의 마케팅 활동을 상호 지원함으로써 각종 관리비용 절감과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 물류회사가 파트너사의 RFID를 구매하거나, 물류서비스와 관련한 다양한 RFID 적용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파트너사를 위한 RFID 물류대행을 하는 협력 속에서 RFID의 생산단가가 낮아지고 시장 저변이 넓어지며, 해당 물류회사의 우수성도 함께 알려지는 효과도 있다. 또한, 화물에 양질의 RFID가 장착되면 실시간 공급망 가시성(Visibility) 및 재고관리 효율성 등 물류서비스의 질이 높아져 화주 고객이 확대되고, 이 과정에서 파트너인 RFID회사의 판로도 함께 개척된다.

세계 시장에서 기업 간, 국가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이때, 제조업계와 물류업계의 협력 모델을 다양하게 발굴해 국가 경제와 기업 성장의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업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성공의 경험이며 학습효과를 통한 확산이다. 제조업계와 물류업계 모두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발상의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 정부 역시 각종 정책 과정에서 제조업계와 물류업계의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유도하고, 성공의 경험이 많이 축적되어 확산되도록 물적•제도적 환경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